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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국경도시 모얄레에서 아디스아바바까지

새벽 5시 아디스아바바행 버스를 타기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간단한 고양이 세수하고 짐 챙긴 후에

살랑살랑 걸어 버스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이렇게 일찍 출발하는 버스가 있다는 것은 사람들이 있다는 소리고, 사람들이 있으면 당연히 툭툭들도 다닐꺼라 생각했는데,

왠걸 새벽 4시 30분의 모얄레는 너무 조용합니다.

버스 정류장에 다가갈수록 하나 둘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더니 버스정류장 앞에가니 꽤 많은 사람들이 입구에 서 있습니다.

아직 5시가 되기 전, 사람들은 버스정류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이 안열려있습니다. 헐~!

우리도 그 속에 끼어서 있자니, 꼬맹이들이 차이나!차이나!를 외칩니다.

이 곳에서 동양인들은 대부분 [차이나]라고 불립니다.

그리고 간혹 곤니치와!, 코리아는 백에 한 번정도 들은 것 같습니다. 

 

5시가 좀 넘은 시각.

버스 정류장의 문이 열립니다.

문 앞에 몰려있던 사람들은 앞 다투어 정류장 안으로 각자의 목적지로 향하는 차로 달려갑니다. 왜 그러지????

물론 우린 어제 버스표를 사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될려고.... 하는 안이한 생각을 하다가...

아디스아바바행 버스 앞에 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버스 출입문 앞에 줄을 서 있습니다. ^^;;;; 우리도 줄을...

저는 줄을 서고 맹달님은 버스차장에게 버스표 사옵니다.

 

235Birr..... 둘이면 470Birr....

 

비쌉니다. 연초에 다녀온 사람이 87Birr에 아디스아바바까지 갔다고 했는데.... 이건 뭐지????

1st Level이라 적힌 버스라 그런가.... 뭔가 미심쩍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그 사람도 정확한 금액은 모르겠지만,

하루 걸리는 딜로까지가 150Birr 정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렇구나... 하지만...

 

................ 이제 우리는 거집니다.........................

 

어제 850Birr 환전해서 방값 100, 밥값 190, 버스 470 하고나니 남는 돈이 ......

거기다 짐 싣다가 맹달님 30비르 잃어버리고...

이제 우리에겐 60비르가 전 재산입니다. 이걸로 밥먹고, 밤에 숙소잡고.... ^^;;; 할수 있겠죠???

 

새벽 5시에 출발한다던 버스는 한시간 가량 짐을 싣고, 또 30분 가량 승객들 자리 배정하고.

우리는 외국인이었던 덕분(?)에 자리 선택권이 생겼습니다.

차장 아저씨가 가장 먼저 태워주면서 앞쪽으로 원하는 자리 앉으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다리를 조금이라도 뻗을 수 있을 것 같은 출입문 근처 저리로 잡았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케냐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자리수만큼만 승객을 태울수 있는 것 같습니다.

6시 30분 쯤 출발한 버스는 출발하고 바로 세우더니 경찰관이 자리가 없는 사람은 없는지 확인하더군요.

확인이 끝나자 차는 바로 또 출발. 이렇게 경찰이 중간중간 차를 세우고 사람 수 확인하고.... 정말 정말 자주 합니다.

가끔은 세관직원인지 승객들 전부 버스에서 내리게 하고는 차 안에 있는 짐검사는 물론 버스 지붕에 실린 짐까지 검사를

하는 일이 중간 기착지 아싸와까지 가는 동안 5번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경찰이 승객수 체크하는거는 더 많구요...

 

아무래도 모얄레지역은 케냐와의 국경지역이라 그런지 세관짐검사가 더 자주, 더 꼼꼼히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탄 차도 모얄레 지역 벗어나는 지점에서  선글라스 낀 살짝 통통한 듯 하면서 다부진 노란셔츠 아저씨가 어찌나

꼼꼼히 하는지 짐 검사만 1시간 30분이 걸렸답니다.

짐 검사 중에 우리버스에 탄 승객이 실은 듯한 짐에서 상당수의 밀반입 옷들이 나왔습니다. 물론 주인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헌 청바지 한다리에 새바지 하나씩 들어있는 것이 보통이고, 때론 담요 사이에 끼워져 있기도 하고 헌옷과 새옷을 번갈아 넣어놓기도 하고....

하지만, 노란셔츠 아저씨 한테는 통하질 않더군요. 짐가방 5~6개 분량이 압수당한 후에 우리버스는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 외로 밀반입이 많은 것에 놀랐던지라 한동안 긴장 타고 있었는데,

세관지역 벗어나자 마자 버스가 서더니 서너사람이 후다닥 내리더니 길가 숲덤불에서 옷보통이 4~5개를 버스에 싣고 있습니다. 

아까 검사에서 압수당한 것은 미끼였던것 처럼 많이죠~

아마 앞으로 있을 짐검사는 가벼운 것인가 봅니다.  버스차장을 비롯한 무리들이 웃으며 떠들고 있으니 말이죠~

 

버스는 밤 10시경 아싸와에 도착했습니다.

다들 에티오피아는 밤 5시간 되면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고 알고있는데, 아닙니다.

먼 곳으로 가는 버스만 출발하지 않을 뿐이지 동네버스는 늦은 시간까지 다니고 있답니다.

우리는 밤 10시에 버스에서 내려 같은 버스에 탔던 아저씨 따라서 동네 숙소로 갔습니다.

가격은 75Birr

아시다시피 우리가 쓸수 있던 돈은 고작 60비르.... 오는 길에 물 하나사고, 차 한잔 마시고 나니 돈이 .... 없습니다.

그래서 부득이 우리가 가지고 있던 달러를 같은 버스 아저씨 한테주고 방을 얻어 잠들었답니다.

내일 또 새벽 5시 버스를 타려면 일찍 자야 하는데....

우리 숙소 아줌마가 자꾸 곤조~곤조~ 하면서 이야기 하는바람에.... 한밤에 사진도 찍고....

 

그렇게 16시간의 버스 여행을 마치고 내일을 기대하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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